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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초대전시

 

순간과 영혼

 

전시기간 : 2022.05.30 - 06.18

​전시장소 :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초대작가 : 장석원

화려한 모자를 쓰고 외출을 꿈꾸면서…

나는 어느 날 만국기처럼 화려한 색깔의 모자를 쓰고 아름다운 그녀를 바라보면서 활짝 웃고싶다.

 

순간은 간혹 영혼을 삼킨다. 그 영혼은 죽지 않는다. 그러나 죽는다고 착각한다. 불멸과 생사 사이를 오가며, 영혼은 떠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은 순간이고 꿈이다. 순간의 순간, 꿈 속의 꿈을 꾸면서 살아있다고 느낀다. 그 느낌마저도 공허한 것을….

 

상당 기간 나는 ‘I LOVE YOU, I HATE YOU!’, ‘바보, 바보’, ‘나는 너를 좋아해’, ‘너는 누구냐?’, ‘아름다운 그녀’ 등의 주제로 그림을 그려 왔다. 인간의 바닥 감정이랄 수 있는 사랑과 미움 그 치열함과 모순을 다루기도 했고, 현실에 무딘 ‘바보’를 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거울을 보며 되묻듯 하는 ‘너는 누구냐’ 같은 시리이즈이다. 주제는 다르지만 그림에 투영되는 얼굴은 대개의 경우 모자쓴 남자의 얼굴이고 그 얼굴은 웃고 있거나 화난 모습 아니면 멍청해 보이는 표정이기도 하다. 간혹 등장하는 여성 역시 선량하고 이뻐 보이긴 하지만 자신의 꿈에 빠져 현실을 잘 모르는 듯한 분위기인 데다 기본적으로는 바보 옆에 있으면 어울릴 듯한 얼굴이다. 남자와 여자, 내면의 뜨거움과 차거움, 멍청함과 현명함이 교차하는, 때때로 도취된 자아와 그로부터 벗어나 깨어 있으려는 몸부림 같은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나의 그림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사정을 안다. 그러나 예술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가장 독창적인 표현의 원형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부터 나온다는 것도 사실이다. 순간과 영혼의 착각 속에서 나는 나의 영혼이 지극히 자유롭게 불멸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기를 꿈꾼다.

 

나는 어느 날 외출을 하게 될 때에 내가 좋아하는 화려한 모자를 꺼내 들고 곧 만나게 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소년처럼 활짝 웃는 모습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외출할 때 마다 그런 모자는 없었지만, 내 그림 속에서는 쉽게 나타난다. ‘아름다운 그녀’ 역시 내 그림 속에서는 쉽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어머니의 임종이 코앞에 다다른 순간에도 나는 ‘바보 바보’를, ‘너는 아름답다’를 유화로 그렸다. 우울함과 예감이 교차되는 순간 속에서 나는 독립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자각과 함께 모든 것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그림도 현실처럼 몽상같은 것이며, 이것은 또 다른 출구를 알려준다. 나는 늘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것이 나를 깨어 있도록 하게 한다. 매일 채찍을 맞으면서도 즐거워 할 수 있는 시간들을 나는 만끽한다. 깨어 있다는 것은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과 비슷하다. 모르겠다. 멋대로 춤추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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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과 영혼

2022.05.30~06.18

장석원은 전남대 교수(1984-2015)를 역임했고 2000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 2004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2014-2017 전북도립미술관장을 지냈다. 정년 이후 수차례의 개인전과 2018 NIPAF에 퍼포먼스 작가로 참여 했다. 저서로는 2014 미술평론집 <소통의 비밀>, 2019 미술 에세이 <아름다운 착각>이 있다. 2020부터 AX 그룹을 조직하여 깨어있는 미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9부터 ‘장석원의 현대미술 강의’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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